무쇠팔과 고무팔
1981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캐나다라는 강적을 만난다. 하지만 마운드에는 무쇠팔이라고 불리던 최동원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무쇠팔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최동원은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의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키며 승리로 이끌었다. 그렇게 우승을 하게 된 대한민국 선수들은 귀국을 하게 된다. 그런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많은 기자들이었다. 기자들의 이목은 당연히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끌게 한 최동원에게 집중되었다. 그런 최동원을 부러워하며 바라보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고무팔 선동열이었다. 한 기자가 선동열을 찾아와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선동열은 그저 최동원 선수를 따라가고 싶다고 말할 뿐이었다.
엇갈리는 둘의 운명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게 된다. 무쇠팔 최동원은 부산이 연고지인 롯데 자이언츠, 선동열은 광주가 연고지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하게 된다. 둘은 팀의 에이스 선발투수로서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경기를 이어 나가게 된다. 그리고 1986년 프로야구 MVP 시상식, MVP 상의 주인공은 최동원이 아닌 방어율 0점대를 기록한 선동열이었다. 모든 기자들은 이제 최동원이 아닌 선동열에게 주목한다. 이 시기 해태 타이거즈는 선동열뿐만 아니라 우수한 팀 전력을 앞세워 많은 시즌들을 우승하였던 반면 롯데 자이언츠는 계속된 연패로 팀의 분위기와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최동원의 몸 상태 또한 점점 내리막길을 타고 있었다. 유연함을 가진 선동열과 다르게 최동원은 강력한 킥 동작과 어깨의 힘으로 승부를 보았던 투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어깨는 이미 산산조각이 된 상태였다. 고통스러운 재활치료를 하며 최동원은 많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에게 야구는 인생의 전부였고 지금 물러나기에는 선동열이라는 후배 선수가 이미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 서있었다. 그는 그럴 때마다 마음을 고쳐 잡고 다시 전력투구를 하며 마음을 고쳐 잡았다. 선동열도 지금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투구를 한다. 손가락이 벗겨져 가면서 평소에 던지지 않았던 커브 볼을 연마하는 등 두 투수는 서로를 의식하면서 끊임없이 달려가기 시작한다. 한편 한 스포츠 신문사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계속된 비로 인해 경기가 밀리게 되고 밀린 일정대로면 선동열과 최동원의 대결이 이루어지게 되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이 사실을 놓칠 리 없는 기자들은 앞다투어 기사를 내기 시작했고 대한민국 프로야구팬들의 이목은 모두 이경기에 집중되었다. 상대전적 1승 1패인 두 투수, 그 둘은 이번 경기를 통해 결판을 내려고 했다.
두 개의 태양은 없다
두 투수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해태의 김응용 감독은 선동열은 최동원의 투지를 꺾을 수 없다며 이 경기에 선동열이 선발투수로 나가는 것을 반대한다. 하지만 선동열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최동원을 뛰어넘고 싶었기 때문에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선발투수로 출전하게 된다. 드디어 시합이 시작된다. 사직 경기장은 해태와 롯데의 팬들로 이미 꽉 차 있는 상태였다. 모든 국민들은 TV 앞에 앉아 세기의 대결을 관람한다. 대한민국의 두 최고의 투수의 경기였던 만큼 5회까지 두 타석은 침묵하였다. 이 침묵은 해태의 타선에서 깨졌다. 최동원의 구질을 파악한 해태 선수들의 방망이는 매서웠고 결국 최동원은 1 실점을 내주게 된다. 다시 지루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중 최동원의 투구에 해태 선수가 맞게 된다. 이미 양 관객들과 벤치는 흥분되어 있는 상태였고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게 된다. 다행히 큰 부상 없이 끝난 벤치 클리어링, 하지만 선동열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조그마한 흔들림은 점점 커져 균열을 일으켰고 팀의 실책과 연계되어 한 회에 2 실점을 하게 되었다. 승부는 롯데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9회 2 아웃 상황 타석에는 무명 포수 박만수가 나오게 된다. 이미 대타를 모두 써버린 김응용 감독에게는 더 이상의 방법이 없었다. 모두가 롯데의 승리를 확신한 그때 모두의 예상을 깨는 경쾌한 소리가 났다. 바로 박만수의 방망이에서 났던 소리였다. 박만수의 솔로 홈런으로 결국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두 투수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두 선수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는 매 이닝마다 들려왔다. 하지만 그 둘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던졌다. 그렇게 그 둘의 승부는 15회까지 계속되었으며 두 투수 모두 2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며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 되게 된다.
총평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동원과 선동열이라는 이름을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5시간의 가까운 경기를 불펜 투수 없이 끝마친 두 투수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신체적으로 유연하여 선천적으로 유리한 야구선수 선동열, 타고난 것은 없지만 투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최동원, 이 둘은 이미 시작부터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었다. 학교뿐만 아니라 연고지 또한 반대였다. 모두가 그 둘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둘은 서로를 존중해주며 버팀목이 되어주고 야구를 해야만 되는 이유를 알려주는 존재였다. 그 당시 프로야구가 정치적인 문제로 많이 엮어 있다고 하였지만 그 문제는 야구를 사랑하던 두 선수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팬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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